이름이 같은 두 친구 장태영과 박태영의 우정과 배신, 복수를 그린 영화 ‘타짜: 벨제붑의 노래’에서 박태영 역을 맡은 노재원과 장태영을 연기한 변요한(왼쪽 사진). CJ ENM 제공
“동작 그만. 밑장 빼기냐.” 강렬한 명장면으로 여전히 기억되는 영화 ‘타짜’(2006)는 한국 범죄 오락물의 수작으로 꼽힌다. 시리즈화된 이후 2편 ‘타짜-신의 손’(2014)과 3편 ‘타짜: 원 아이드 잭’(2019)이 나왔으나 1편의 아성을 넘지는 못했다. 시리즈의 최종편인 ‘타짜: 벨제붑의 노래’(이하 ‘타짜 4’) 역시 1편의 그늘을 지우는 게 숙제였다.
‘타짜 4’ 주연을 맡은 배우 변요한(40)은 출연을 결정하고서 1편의 주연인 조승우에게 먼저 연락했다. “레거시 작품을 남긴 데 대한 존경과 ‘잘 마무리짓겠다’는 약속을 전하고 싶었다”는 게 그의 말이다. 걱정하는 후배에게 조승우는 정 마담(김혜수)의 명대사로 답을 대신하며 응원을 보냈다고 한다. “지나간 건 지나간 거야.”
‘타짜 4’는 온라인 카지노 사업을 성공시키며 승승장구하던 장태영(변요한)이 친구 박태영(노재원)의 배신으로 모든 것을 잃은 뒤 복수에 나서는 이야기다. 앞선 세 편처럼 허영만 작가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했지만 세계관은 다르다. 시리즈의 전통대로 추석 시즌인 지난 23일 개봉한 영화는 ‘암살자(들)’에 이은 박스오피스 2위로 흥행 중이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변요한은 ‘타짜’ 시리즈를 잇는다는 부담감이 있었지만 피하고 싶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그는 “잘하면 본전이고 못하면 평생 놀림거리가 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런 두려움에 직면해 최선을 다해 찍었다. 속이 후련하다”고 털어놨다.
포커 전문가들에게 수개월간 홀덤을 배웠고, 극한 상황에서 성장하는 인물의 변화를 표현하기 위해 체중도 10㎏ 이상 감량했다. 과도한 식단 조절로 저혈당 쇼크가 와 응급실에 실려 가기도 했다. 변요한은 “작품에서 나의 노력이 느껴지는 것만으로 만족하고 감사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변요한은 “이 작품은 시기와 질투, 열등감, 자격지심 등 인간의 본질적인 감정들을 다루는데 노재원과의 시너지로 잘 표현된 것 같다”며 흡족해했다. 상대역 노재원(33)에 대해선 “연기밖에 모르는 친구”라며 “그의 집요함에 감탄했다”고 치켜세웠다.
노재원에게는 첫 상업영화 주연작이다. 그는 “‘타짜 4’는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여서 1편의 그늘에 가려질 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디즈니+ 시리즈 ‘삼식이 삼촌’에 이어 변요한과 재회한 노재원은 “현장에서 늘 베푸는 형의 태도를 보며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박태영 캐릭터가 악랄하게만 표현된 데 대해선 “인물 서사가 많이 편집됐다”며 아쉬워했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2·3’, 디즈니+ ‘메이드 인 코리아 1·2’ 등 굵직한 작품에서 활약해 온 노재원은 예상을 따르지 않는 색다른 연기로 주목받았다. 그는 “실제 내 상황을 대입해 연기하다 보니 변칙적으로 보이는 것 같다”면서 “앞으로도 보여드리고 싶은 연기가 많으니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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